하이브리드 인티앰프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역작

SV-737은 평상시 좀 특별한 레이블로 기억하고 있는 빈센트의 신기종 하이브리드 인티앰프로, 정통 아날로그 인티앰프와 디지털 소스를 결합한 것이 특징. 블루투스를 통해 모바일 장치를 연결할 수 있고 와이파이를 통해 스트리밍 재생도 할 수 있는 새로운 주력 제품인데, 클래스A로 10W(8Ω), 클래스AB 출력으로 180W(8Ω)를 낸다.
빈센트 오디오는 1995년부터 제품을 내놓아서 이제는 연륜이 꽤 됐다. 동사는 독일 업체이며, 대표이자 엔지니어인 우베 바르텔 씨는 TR 전문가, 수석 엔지니어인 프랑크 블뢰바움 씨는 진공관 전문가, 이렇게 두 사람이 협력해서 최상의 하이브리드 앰프를 만든다. 사실 TR이든, 진공관이든 평생을 바쳐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두 분야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연히 상대를 존중하면서 이렇게 분업하는 편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동사의 여러 제품에는 엔지니어 각자의 실력을 기반으로 하는 독창성이 그대로 투입되고 있는 셈. 또한 반도체 앰프나 진공관 앰프는 모두 나름대로의 특징과 장점, 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어느 것이 확실히 더 낫다고 고집하는 것은 아집에 불과할 수밖에 없는데, 두 가지의 매력을 모두 담은 잘 만든 하이브리드 앰프는 그야말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1995년에 이들이 만들었던 첫 제품 진공관 프리·하이브리드 파워 세트는 1천 세트가 짧은 기간에 완판되어 당시 오디오계의 빅 뉴스였다. 그 뒤로 반도체 라인과 진공관 라인을 별개로 운영하다가 아무래도 하이브리드에서 제품의 완성도가 있다고 판단, 지금은 앰프 대부분이 하이브리드다. 그리고 동사는 앰프뿐만 아니라 CD 플레이어, D/A 컨버터, 포노 앰프, 헤드폰 앰프 등 다채로운 품목으로 영역을 늘리고 있다.
동사의 제품은 특히 성능의 우수함과 함께 가격의 합리화도 노리고 있어서 믿을 수 없는 사운드를 내주면서도 가격은 저렴하다. 그래서 좀 기이하다는 인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동안 이 제작사의 제품을 여러 기종 들어 봤지만 들을 때마다 신기했다. 이 가격대로는 나올 수가 없는 품위 만점의 소리가 나와 주기 때문이다. 아마 고가 제품에 대한 불신을 가졌다면 이 빈센트 제품을 들어 보는 순간 자신의 생각이 더 확고해질 것이다.

한 해 전 동사의 하이브리드 앰프 중에서 국제적으로 베스트셀러였던 SV-237MK 기종을 들어 봤을 때 놀랐고, 지금 시청기를 울려 보고 더욱 놀랐다. SV-237MK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콤팩트한 디자인인데 비해 시청기는 그야말로 전함 급이다. 시청기는 21kg으로 묵직하며, 실버 또는 무광택 블랙 마감의 두꺼운 통 알루미늄 전면 패널의 외관은 상당히 세련되었다. 전통이 가미된 현대 건축물 같다. 듬직한 컨트롤 노브도 인상적. 특히 내부의 진공관 불빛이 드러나는 동그란 창이 아름답다. 그리고 하이브리드이면서 소리 성향은 아날로그에 가깝다.

기능도 방대하다. 옵티컬, 코액셜 디지털 입력을 통해 최대 PCM 24비트/192kHz까지 재생할 수 있는데, DAC는 TI 사의 PCM5102를 적용했다. 또한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통해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데, 와이파이 입력은 전면의 WPS 버튼을 사용해 인터넷 공유기와 연결할 수 있으며 ‘Legacy Player’ 앱을 통해서도 연결할 수도 있다. 아날로그 입력은 RCA 여섯 개가 있으며, 프리 아웃, 메인 인, 레코드 아웃까지 지원한다. 두 세트의 바인딩 포스트를 갖추고 있으며 스위치를 통해 스피커 A·B 출력을 선택할 수 있다. 헤드폰 출력도 있으며 헤드폰을 연결하면 스피커의 음이 자동 소거된다. 톤 컨트롤 기능도 갖추고 있다. 사용상의 어려움이 전혀 없는 스위치 배열도 인상적이다.

SV-737은 동사의 하이브리드 인티앰프답게 켜면 진공관이 투입되어 있는 전면 창이 밝아지며 저절로 마음이 따스해지기 마련인데, 그런 시각적 효과가 소리 성향에도 분명히 영향을 끼친다. 동사의 SA-T7 프리앰프를 기반으로 만든 이 앰프의 프리부에는 6N1P 2알, 6N2P 2알이 사용되며, 85A2 진공관은 반도체 레귤레이터와 결합되어 저잡음 및 거의 험이 없는 전압을 프리부에 공급한다. 본격 진공관 프리앰프에 맞먹는 수준인 것이다.

이 인티앰프를 B&W 705 S3 스피커로 연결하니 매끈한 감촉, 정밀도와 해상력 같은 기본기가 확 증가한다. 적당하고 안온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기분 좋은 두께와 밀도감이 있으며, 윤기도 충분하다. 어지간한 고급기 부럽지 않은 투명도가 있고, 소리 성향은 매끄럽고 상큼한 편이다. 이 정도 앰프에서 이런 솜씨가 있다는 데는 누구라도 감탄할 것이다.

가격 450만원
사용 진공관 6N1P×2, 6N2P×2, 85A2×1
실효 출력 180W(8Ω), 300W(4Ω)
클래스A 출력 10W(8Ω)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2
아날로그 입력 RCA×6
프리 아웃 지원
메인 인 지원
REC 아웃 지원
S/N비 90dB 이상
하모닉 디스토션 0.02% 이하
입력 감도 300mV
입력 임피던스 47㏀
네트워크 지원
블루투스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3×16.5×43cm
무게 21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