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인 평가라는게 무엇일까요? 오디오에서 그건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학생과 중학생을 싸움을 붙여서 대학생이 더 잘 싸운다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하고 대학생이 더 낫다고 말하면 그것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것일까요?
마찬가지로 1000만원짜리 A와 500만원짜리 B를 비교해서 1000만원짜리가 더 좋다는 것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확인을 하고, B보다는 A가 더 좋다고 하면 그것은 정말로 객관적이고 정확한 것일까요?

항상 이런 청음회를 할 때는, 그 제품이기 때문에 이 소리가 난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큰 틀에서 정말로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이 공간이기 때문에 그 소리가 난다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매칭이기 때문에 이러한 음질이 난다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한가지 제품때문에 그 음질이 난다고 단정짓게 되면, 그 생각은 다른 조건에서는 틀리게 될 확률이 50%가 넘게 됩니다. 틀릴 확률이 50%가 넘을 정보는 사실상 맞는 정보가 아닌 것이죠.
스피커를 보러 오신 분은 보러 온 스피커 때문에 그 음질이 난다고 생각하고, 앰프를 보러 오신 분은 보러 온 앰프 때문에 그 음질이 나온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예컨데, 점심 때 먹은 음식이 별로 느낌이 안 좋았는데, 저녁에 배가 아프면 그 점심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머리가 아파도 그 음식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몸살이 나도 그 음식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코피가 나도 그 음식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그런데 그게 정말로 맞는 것인가요? 그 정도로 정확하지도 구체적이지도 않고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을 해봐야될 것입니다.

풀레인지에서 진행하는 이러한 청음회는, 최종적인 판단을 가능한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여건상, 많은 분들이 방문하시는 청음회에서는 좁은 공간에서의 비교 청음은 어렵지만, 가능한 다양한 스피커와 다양한 앰프와의 조합을 통해, 큰 틀에서의 음질 차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청음실에서 청음한 음질이 스피커때문일 것이라고 판단하더라도 결국은 다른 장소에서는 혹은 다른 앰프를 매칭해서는 그 소리와 전혀 다른 소리를 낼 가능성이 50%가 넘습니다. 그러면 결국 이 스피커는 어떤 스피커일 것이라고 판단한 결정은 틀린 결정이 될 확률도 50%가 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결정을 하지 않는 법을 익히는 연습을 이러한 청음회를 통해 하는 것입니다.

이 청음회는 절대로 비교 대상들 중에서 무엇이 제일 좋고 그 다음은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한 청음회가 아닙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오늘 현장에서만 좋았던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스피커와 스피커끼리의 비교를 통해 각자 스피커의 성향을 파악하고, 다시 앰프와의 조합을 통해 그 스피커들이 또 다시 음질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 음질의 변화 원리를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아마도 동일하게 청음을 했더라도 당연히 청음자에 따라 선호도는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청음 비교 조건

■ 소스기 뮤직서버 : 오렌더
■ 소스기 DAC : 메트로놈 CD8S
■ 앰프 : 1. 캐리 SI-300. 2D
2. 프라이메어 I35
3. 빈센트오디오 SV-700
5가지 스피커를 거의 같은 위치 혹은 바로 옆자리로 바꿔가면서 각각 보컬곡과 클래식 연주 음악을 적게는 2곡에서 많게는 4곡까지 재생합니다.
스피커에 따라서는 앰프를 한대만 연결하기도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앰프 3대를 다 연결해서 비교하는 경우도 있으며, 2대만 연결해서 음질의 차이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모든 스피커를 앰프 3대를 다 연결해서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큰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 앰프 교체를 3대씩 모두 했을 때는 비교 청음을 하는 참가자 입장에서도 너무 피곤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음질의 차이가 유의미한 경우만 교체를 합니다.
주의할 점

청음실의 넓이가 뒷쪽 통로를 빼더라도 좌우폭이 약 7미터, 뒷벽까지의 거리가 9.2미터로 정확하게 20평정도가 됩니다. 50평대 아파트 거실의 경우가 부엌 공간을 빼면 대략 10평정도가 됩니다. 중간 통로를 포함하면 12평정도가 되며, 부엌 공간과 구조에 따라서 소파 뒷공간까지 합치면 20평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오늘 테스트한 스피커들이 이 공간에서 뭔가 포만감 있고 풍성하고 깊이감 있는 음을 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소리가 다소 가볍게 들리더라도 스피커의 잘못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비교 청음에 사용된 스피커는 적게는 좌우폭이 16cm에 우퍼 유닛이 정확하게는 6인치가 안되는 모델까지 있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스피커는 현재 풀레인지의 메인 청음실보다는 작은 공간에서 사용되는 것을 전제로 제작되었으며, 정확한 성능 테스트도 이보다는 작은 공간에서 테스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 공간에서 소리가 다소 가볍고 빈약하게 들렸다고 해서 실제 사용 공간인 아파트나 단독 주택에서도 이와 같은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테스트 공간이 넓은 경우에는 실제 가정에서는 약간 더 음의 밀도가 붙고 약간 더 중저음이 보강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져야 합니다. 여름이면 여름옷을 꺼내 입고 겨울이면 겨울옷을 꺼내 입듯이 공간이 바뀌면 같은 제품이라도 음질이 어떻게 바뀔 것이라는 추측을 해가면서 청음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결국은 실제 가정에서 오디오를 사용할 때, 좀 더 정확한 음을 예측할 수 있다. 절대로 현장에서 직접 청음했다고 해서 그 음이 다른 공간에서도 그대로 재생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정도 공간에서 청음을 할 때는, 약간 가볍고 허전하게 들리는 음은 실제 가정에서는 약간 더 밀도감과 볼륨감이 붙고 중저음이 약간 더 늘어난다는 것을 감안해서 청음해야 하며, 중저음이 풍부하고 그윽하게 재생되는 음은 실제 가정 공간에서는 더 중저음이 늘어나게 되고 심지어는 푸근해지는 음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하고 청음해야 합니다.
세상에 어느 누구도 동남아시아 여행했을 때, 입었던 옷이 쾌적하고 편했다고 해서 한국의 겨울에도 동일한 옷을 입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세상에 어떤 화가도 종이의 재질이나 종이의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없을 것입니다.
오디오도 마찬가지입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오디오를 함에 있어서 좋은 제품이 무엇인지 아는 것보다도 월등히 중요한 원초적인 요소입니다.
3가지 앰프의 특성은 ??

먼저, 앰프에 따른 음질의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 첫번째 스피커를 매칭한 상태에서 3가지 앰프를 바로 교체해 가면서 확인해 봤습니다.

캐리와 모니터오디오 매칭이 다소 까끌거리는 느낌이 있을 것 같은데, 캐리가 에이징이 잘 되어서인지 그런 느낌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그럴 것이라고, 그렇다고 의식하고 자기세뇌를 하지 않고서는 그런 느낌이 없다고 해야 될 정도입니다. 당연히 소프트 계열의 진동판을 사용하고 있는 다른 스피커에 비해서는 음의 밝기나 정교함, 임팩트감 등이 우수하게 표현되면서 그 느낌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스피커 성향입니다. 캐리 앰프가 특별히 음을 거칠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느낌입니다. 비엔나어쿠스틱과 매칭을 해서도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어울리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캐리 앰프는 다른 스피커들과 매칭함에 있어서도 가장 중립적이고 균형잡힌 매칭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빈센트오디오 SV-700은 많이 연결하지는 못했지만, 전형적인 A Class 증폭방식의 음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앰프 입장에서 언급하자면, 펜오디오와 유독 매칭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A Class 상태에서는 부드러운 성향이기 때문에 밝은 성향의 스피커와 잘 어울리며, 안전할 것이다. 예컨데, 포칼이나 모니터오디오 플래티넘 시리즈와의 매칭도 우수했습니다.

프라이메어 i35는 다인오디오와의 매칭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모니터오디오와도 매칭했으며, 펜오디 오와 비엔나어쿠스틱과도 매칭했습니다. 두루두루 정교하고 미려하며 말끔하게 정제된 음을 원할 때는 잘 어울리는 음을 들려줍니다. 다인오디오와의 매칭의 경우, 다른 앰프를 먼저 매칭했다가 프라이메어 i35로 바꿨을 때, 한결 중저음이 정교하고 깔끔해지며 중음의 표현력이 세세하고 투명해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원문출처 : 풀레인지( 링크 )